Dole 과일농장

1. 발포주와 함께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과일탄산주(츄하이)

발포주라고 해서 맥아를 적게 넣은 발포주 광고과 함께 일본 전철을 타다 보면 쉽게 볼 수 있는 광고가 있다.

그건 바로 츄하이 라고 하는 과일소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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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에 웬 과일 소주 광고?

한국처럼 소주에 과일을 오래 담가놓고 푹 익힌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츄하이'라고 불리는 것인데, '츄하이'란 소주를 뜻하는 焼酎(쇼우츄우)에서 酎(츄우)를 따고 위스키에 소다수를 넣어 만드는 칵테일을 뜻하는 '하이'라는 말이 결합된 말이다. 즉 소주와 과일 즙에 탄산수를 섞어서 만든 '과일 탄산주'다.

한국에서는 참이슬이나 처음처럼 등 소주 광고를 볼 수 있는 것처럼,
일본에서는 맥주 광고 이상으로 이 과일탄산주 시장 쟁탈전이 치열하다.

왜 이럴까. 이렇게 과일탄산주의 인기가 있는 비결을 알려면 일본인들의 흔한 술자리 패턴을 알아야 한다.

2. 츄하이를 즐기는 일본인

4월달에 회사 동료들과 벚꽃놀이를 하러 갔다.
뭐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냥 퇴근길에 술하고 과자하고 햄 몇개 사들고 벚꽃나무 아래서 술을 마시면 된다.
같이 편의점에 들러서 각자 마시고 싶은 술을 골라서 갔는데
다들 하나는 맥주, 또 하나는 과일탄산주를 골랐다.

벚꽃놀이나 술자리 라고 해서 많이 마시는 것이 아니므로 나도 가볍게 캔을 두개만 골랐다.

보통 회사 회식도 그렇지만, 첫잔은 일단 '맥주'로 건배를 하고, 그 다음부터는 각자 마시고 싶은 음료수를 시켜서 마신다.

이날은 친한 동료끼리 연 야외 술파티였으므로, 다음날 업무에 지장이 안 갈 정도로 마시기로 했다. 그래서 가볍게 요기를 하면서 첫번째는 맥주로 입가심을 하고 두번째는 과일 즙이 들어간 '츄하이'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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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산 술. 파란 색이 츄하이 >

사실 '츄하이'를 마시면 술을 먹는 건지, 음료를 먹는 것인지 잘 모를 때가 많다. 그냥 음료 마시듯 가볍게 들이키는 것이다. 그러나 몇개를 계속 먹으면 은근히 취하는게 이 '과일 탄산주 - 츄하이'이다.

이들이 이렇게 '츄하이'를 즐기는 이유는, 일본에서는 소주를 잔에 부어서 맨입에 털어넣는 습관이 없기 때문이다.

소주만 먹는다해도 대부분 얼음을 넣어서 위스키 같은 형식으로 먹거나 아니면 물,우롱차를 섞어서 희석해서 먹는다. 그러다 보니 일본인이 한국사람들을 보면 남자나 여자가 아무것도 섞지 않고 그냥 강한 소주를 들이키니까 술이 세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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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개인적으로는 그레이프 후르츠 츄하이가 제일 무난>

3. 한국이 술이 세다? 술에 대한 오해

그런데, 한국사람이 술이 세다는 것에 대한 약간의 오해가 있다.

일본에서 회사 친구들과 바나 이런데에 술을 마시러 가면 사실 안주로 나오는 것이 별로 없다. 그래서 술을 희석하거나 그냥 스트레이트로 마셨다가는 다음날 어떻게 될지 장담을 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소주'를 먹을 때는 되도록 '고기'와 함께, 마른안주를 먹을 때는 '맥주' 이런 정석이 성립되어 있다. 소주를 물이나 다른 차와 섞어먹지 않지만 그만큼 안주를 한국에서는 먹어준다. 고기가 아니면 적어도 푸짐한 국물이 있는 안주와 먹는 것이 정석이다.

이렇다보니 단순히 한국사람들은 소주를 스트레이트로 즐긴다는 점만 보면 술이 센 것 같지만,(실제로 세기도 하지만) 부실한 일본 안주에 비해 어느정도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고기나 국물 등의 셋트와 함께 소주를 마시지는 않는다. 그냥  적은 안주 혹은 거의 없이, 그냥 슬쩍슬쩍 마시게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술을 마실 때 누가 더 술이 세냐 이런 것보다 그냥 음료수처럼 즐기는 문화가 발달했다.


4.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술이 필요해

그래서 여성들도 쉽게 '츄하이' 등 과일 술을 찾는다.  
소주처럼 독하지도 않고, 맥주처럼 배부르지도 않으며, 니혼슈처럼 금방 취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과일탄산주'가 인기 있는 이유는 여성들이나 술이 세지 않은 젊은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과일맛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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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그레이프 후르츠, 망고, 오렌지 등

최근에 나도 이 '츄하이'에 맛을 들여서 퇴근길에 맥주 대신 츄하이를 사가지고 와서
밥을 먹고 '일드'를 보면서 '츄하이' 캔 하나는 까서 먹고 있다.

특히 '망고 츄하이'는 정말 달아서 소주인지 음료수인지 구분이 안 갈 정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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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이프 후르츠 츄하이>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이것도 다른 술과 섞어 먹으면 다음달 뿅 갈 수 있다는 것.
(한때 유행했던 레몬소주 같은 것이라, 맛이 있지만 다음달 숙취가 대책없이....)

어쩌면 한국처럼 푸짐하고 진한 맛이 담긴 안주에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섞지 않은 소주가 최고일지 모른다. 어떤 것이든 각 나라에 맞게 술문화가 발달하게 된다.

그래도 별다른 안주 없이 과일 맛이 담긴 술을 가볍게 즐긴다는 것은 술을 전투하듯 먹지 않고 가볍게 하루의 피로를 끝내는 방법으로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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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게에 즐비한 소주 탄산주, 츄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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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가게에서는 직접 과즙을 짜서 넣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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