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생활 10년이지만 가로수길은 처음이라는 나의 메시지에 의외라며 '놀람' 아이콘을 날려주었던 친구와 함께.
횡한 밤 거리를 보니 조금 이른 계절에 조금 더 밝은 날 왔으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가 든다.
가로수길 초입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까페 세컨드 팩토리의 녹색 간판이 보인다.
퀄리티 높은 문구용품에 컬러풀한 생활 소품들로 눈을 즐겁게 하는 팬시숍에 온 듯 했다.
한 줄 한 줄의 메뉴에서 운치가...보인다.
'세컨드 팩토리'의 구운 바나나 와플과 세 가지 치즈를 녹여만들었다는 크로크 무슈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물론 이제는 물처럼 자연스럽게 마시게 된 생과일 쥬스(이번에는 바나나와 토마토를 주문했다)도 함께.
빨강, 주황, 노랑, 파랑. 형형색색의 접시와 컵, 주전자 등이 잘 정돈되어 있는 주방은
청춘 드라마에 단골로 등장하는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주방들처럼.
접시 하나, 스푼 하나, 전등갓의 위치와 빛의 밝기.
그것이 주는 질감과 방향에서도 섬세함이 보였다.
무엇보다 한 켠에 날 보란 듯이 서있는 빨간 냉장고는 금방이라도 우리 집에 데려가고 싶을 만큼 탐이 났다.
한 칸 한 칸마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기억이 콕 박혀있다. 모던하며 동시에 빈티지스러운 추억창고라고 해야 하나.
그리고 드디어 공개되는 <구운 바나나 와플> 의 정체
입 안에서 살살 녹는 게, 또렷하게 기억할 수는 없지만 어릴 적 먹었던 거버 이유식의 그 맛처럼
부드럽고, 달콤하다.
치즈 마니아에게 추천하고 싶은 크로크 무슈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
덕분에 테이블마다 다르게 장식되어 있는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아름답고 예쁜 풍경으로 시간을 채울 수 있었던 만족스러운, 어느날 밤의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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