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렸을때 저희 엄마가 동네에서 제일 유명한 구두쇠였답니다.
철들어 어른이 될때까지 제 옷이며 장난감이며 학용품등 그 어느것도 새것을 받아본적이 없었어요.
항상 동네 언니, 오빠들이 쓰던거 받아와서 저희 언니 오빠들 쓴다음 찢어지고 닳아진곳 다시 엄마가 수선해
주셔서 그 담 막내인 제가 쓰고....어린 마음에도 어찌나 속상하던지...그 맘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나네요.
무엇보다도....동네 가게에서 파는 바나나가 그렇게 먹고 싶었지요.
항상 가게 앞을 지나가면서 탱탱하고 노란 바나나 송이를 보면서 단 한번이라도 바나나 실컷 먹어보는게 소원중의 소원이였답니다. 엄마에게 아무리 때를쓰고 울어도 단 한번도 사주시지 않던 바나나....
그러던 어느날 오빠가 놀이터서 놀다가 팔이 부려서 병원에 다녀온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날 저녁 저희 엄마가 바나나 몇송이를 사요셔서 저희 오빠에게 주시는 거예요. 야속한 저희 오빠,,한송이 아니..한 조각 많이라도 나눠주면 좋으련만...글쎄 그걸 다 먹어 치워버렸답니다. 속상하고 야속한 맘에 엉엉 울다가 문득 생각이 난게 "나도 다쳐야 겠다" 하구서 일부러 집앞 계단(아마 한 5개 정도 높이였나봐요..)에서 넘어졌어요...뭐..오빠처럼 팔이 부려지진 않았지만 대신 무릎이 다 까져버렸지요. 그날 저녁 저두 곧 바나나를 먹을수 있을거란 생각에 아픈 무릎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글쎄 엄마가 시장 다녀오시면서 깡통 복숭아를 사오셨더라구요....정말 하늘이 무너지는거 같아서 밤새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그날 저녁 커서 꼭 과일가게 주인이 되어서 바나나를 실컷 먹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잠이 들었던게 잊혀지질 않네요..
지금은 저도 초등학생과 3살 아이를 가진 엄마가 되었어요. 그때는 그렇게 야속하던 구두쇠 엄마가 이제는 정말 많이 이해되고 공감될때가 많아요..절약하는 습관을 어릴때부터서 알려주시려고 했던 엄마....다 큰 이제는 충분히 이해하고 또 감사드린답니다..
저희 큰 아이가 아직 키자니아를 가본적이 없어요.. 맨날 티비 광고를 볼때마다 키자니아에 가고 싶다고 난리도 아니랍니다...아마 저 마음이 제 어렸을때 바나나를 먹고 싶었던 그런 마음과 똑같겠죠?^^
키자니아에 꼭 당첨되어서 저희 아이의 바램이 이루어 졌으면 좋겠네요..꼭 좋은 기회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