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스러운 노란 껍질속에 흰 알맹이가 어찌나 달콤하던지~
한입에 베어 먹는것이 아까워 앞니로 끌어 먹던 기억이 나네요.
마치 박카스를 병뚜껑에 따라 마시던 것처럼 말이죠.
상상병에 걸린 처녀가슴앓이 대신 바나나가 먹고 싶다는 간절함을 숨에 안을때 심한 수도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몇일동안 학교도 가지 못하고 열병과 온몸에 난 수도로 괴로워하고 있었지요.
그런 저를 보며 안타깝게 여기신 어머니께서는 비싼 바나나를 한뭉치 사다가 안겨주셨습니다.
아파 누워 있는 그 와중에서도 어찌나 좋기만 하던지~
내일 죽어도 좋으니 바나나를 원없이 먹고 싶다 생각했었죠.
어머니께서는 맛있게 바나나를 먹는 저를 보시며 연실 군침만 삼키시더니 바나나 향이 남아있는 껍질을 부엌에서 몰래 끍어 먹고 계시더군요.
나중에 먹어야지 하며 아꼈던 하나 남은 바나나를 자기전에 어머니 머리맡에 두고 자면서 바나나를 먹는것보다 더 달달한 행복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바나나를 이제는 쉽게 만나고 원없이 먹게 되니 한동안 손에서 놓고 지내던 시절도 있었지요.
하지만 요즘 저는 또 다시 바나나를 찾고 있습니다.
그때 그시절 어머니께서 저에게 주셨던 사랑을 이제는 제가 뱃속에 있는 제 아이에게 주고 있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밥을 하고 속이 허하다 느껴질때마다 바나나 하나에 우유 한컵을 맛나게 먹고 있지요.
아무쪼록 우리 대박이가 엄마가 먹는 바나나로 더욱 건강하게 뱃속에서 자라주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3달 후 태어날 우리 아가도 세상에 나오면 저처럼 바나나를 가장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요~!
♣ 어릴적 저의 꿈은 [야구선수]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어릴적 어린이 팬클럽 회원이 되어 구단에 스포츠 가방과 야구모자를 받았을때도 몇날 며칠밤을 꼬밤 세우며 감격스런 나날이 보냈던 것이 저입니다.
당시 버스요금이 150원 정도였는데, 오천원이나 되는 구단 가입비를 마련하기 위해 창피하다는 동생들에게 "너는 스포츠 가방을 빌려줄께. 너는 야구모자를 빌려줄께"라며 살살 구슬러 함께 빈병을 주우러 다시던 때가 생각나네요.
그런 저희를 보시던 아버지께서는 어렵게 구단 가입비를 마련해 주셨는데, 그돈이 저희가족이 살고있는 언덕배기 단칸방의 월세라는 것을 방세내라 닥달하는 집주인 아주머니의 호령을 듣고서야 알게 되었지요.
그럼에도 불과하고 철없던 저는 방세를 내는 것보다 당연히 구단의 회원이 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마치 한국 야구을 위해 태어난 아이처럼 말이죠.
다 자라 결혼을 한 후에도 박찬호와 김병현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회사일에 피곤해 고이 자고 있는 남편을 깨워 "당신 한국 사람이 맞아? 어떻게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잘수가 있어."라며 굳이 싫다는 사람을 TV앞에 앉혀놓고 야식으로 달래는 저.
이게 저만의 추억이겠습니까!
선수들의 폼나는 브로마이드를 걸어놓고 나의 영웅이라 말하던 동생도 그러했고, 같은 또래 앞에서 야구 선수들의 신상명세를 줄줄이 늘어놓는걸 좋아하던 저의 친구들 역시 한국 야구와 얽힌 추억으로 어릴적 소중한 꿈을 키워 왔습니다.
이세상에 야구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더 많은 어린이에게 꿈을 심어주며, 더 많은 젊은이에게 낭만을 건내줄 한국 프로야구에 남다른 애정을 갖는 것은 몇달 후 맞이할 내 아이에게 더 큰 희망과 꿈을 건내주고픈 바램 때문입니다.
대박이가 세상에 나와 가족이 다함께 야구장을 찾던 날이 온다면 바로 그날이 제가 어릴적 그리도 소망하던 소원을 이루는 날이 될 것이라 생각되네요~
제가 어렸던 시절엔 바나나의 가격이 엄청 비쌌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무집이나 바나나를
구입해서 먹을 수가 없었지요. 부잣집 자녀들이나 맛을 볼 수 있는 귀한 과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얼마든지 사 먹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어도 잘 사 먹지 않게 됩니다.
너무 흔하다 보니 되려 맛이 없게 느껴지더군요.
2, 내가 어렸을 때는 [버스운전사가]가 되고 싶었다.
차 타는 일을 너무도 좋아했던 어린 저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버스에만 올라타면
저절로 웃음이 흘러나올정도였지요. 심지어는 밤 새는 줄 모르고 세숫대야를
운전대 삼아 혼자서 운전수 놀이를 즐기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버스운전사도 싫고 내 자가용도 운전하기가 싫지요.
세계최고의 교통사고 지옥대국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비애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