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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타르트와 딸기바나나@앤드류스 에그타르트 앤 커피

2008/10/07 12:53

정리정돈의 계절.

한 여름을 비정상모드로 보내게 했던 올림픽의 기운은 이미 한참 전에 사그라 들었고, 박태환, 이용대 등 누나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던 훈남 체육 청년들의 모습도 뜸해졌다.

내가 속해있는 동호회 내에서 빵빵 터지던 커플 발표도 시들. 유명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 소식이 노곤한 하루하루에 날 센 충격을 주는 것을 제외하면..... 평화로운 날들이다...

한 차례 비가 내리더니 이제는 완전한 가을.


 
아직 초저녁인데 벌써 눈을 감고 잠들어있는 녀석을 봤을 때, 내 옆 그 사람은 귀여워죽겠다는 듯, 금새라도 잠든 고양이를 부둥켜안을 것 같았다.

나는 평소 개나 고양이는 별로 아니 사실 경기 일으킬만큼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타입이라 온라인 상에 동동 떠다 니는 애완동물 사진을 봐도 무덤덤.. 이렇게 예쁜 표정으로 잠든 고양이를 봐도 사실, 별로 이쁜 줄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예쁘다고 하니 조금 예쁜 듯 하기도 하다. ^^
 
안국동에서 삼청동으로 이어지는 골목기를 따라가다보면 고적한 동네 분위기와 조금은 다른 작은 까페가 눈에 띈다. Andrew's Eggtart & Cofee(앤드류스 에그타르트 앤 커피)!!!

유리 진열대로 보이는 에그타르트를 비롯한 유자, 고구마, 단호박, 단팥 타르트 등 온갓 영양만점의 간식거리가 보는 이의 마음을 참 편안하게 한다. 소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타르트 가게 언니가 여유있게 만들어주는 딸기 요거트의 맛이 일품~
 

   

 
벤치로 나와 잠든 고양이를 보며 타르트를 베어먹었다. 고급스러운 계란빵이랄까..?  몇 년 전 겨울철 붕어빵만큼이나 큰 인기를 몰고왔던 영양만점 계란빵 같다면서 그가 내게 동의를 구했다.


계란빵을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달콤하고 담백한 맛이 좋아 그와 나의 사소한 입맛 차이쯤은 크게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다.
 



얼마 전 한 친구의 생일파티에서 오랜만에 얼굴을 본 나와 친구들은 조금씩 어긋나고 삐그덕거리는 각자의 연애사를 풀어놓았다. 성격차이로 성별차이로 그리고 나이 차이로 발생하는 우리들 갈등의 모양들이 어찌나 비슷한지 푸념을 하면서 '결국 다 똑같구나..' 싶은 마음에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래도 어쨌든 샤방샤방한 봄날이 너무 빨리 지나버린 것 같은 마음에 서운함을 감출 수가 없지만, 그래도 사랑은 계속된다! ^^

인사동에서 안국동으로 그리고 삼청동 골목 골목을 손잡고 다니며, 내 손을 잡고 있는 내 옆의 그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생각했다. 길위의 같은 돌맹이를 보고도 서로 다른 말풍선을 그리며 골똘해있을 우리 모습. 그것이 지금 진행 중인 우리 연애다.


 



모양은 비슷해보이지만 맛은 제각각 다른 타르트의 세계 그리고 여기에 상큼함을 더해주는 딸기 바나나 그리고 딸기 요거트. 그들이 모여 예쁘고 달콤한 향기를 풍기듯. 다른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는 나의 모습도 꼭 그와 같길 바란다.


삼청동에 가시거든... 농익은 사랑도 더 무를 익을 달콤한 이곳에 꼭 들러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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